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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바다 3
아버지의 바다 3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019-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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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바다

이중섭 <제주도 풍경>
강홍림 글 · 사진
  • 어색한 모습의 소나무 가로수 길을 걸었다. 투박하게 이어진 고만고만한 집에 어울리지 않는 쭉쭉 뻗은 도로가 ‘청바지에 저고리’처럼 보인다. 한때 가장 번화가였다고 했다. 화려했던 영화는 이미 옛일이라는 듯이 조용하다. ‘때로는 맨얼굴이 예쁘다’고 중얼거리며 걷는데 예쁘게 화장한 담벼락이 나타났다. 아니나 다를까 아티스트의 손길이 묻은 곳이다. 동네에 어울릴 메이크업을 했다. 생각의 꼬리가 다시 아버지로 이어졌다.

  • 아버지는 언제나 예쁘지 않은 것을 그렇게 예쁘다며 간직하고 다니셨다.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었던 그 어린 시절의 내가 담벼락 앞에 서 있다. 아버지의 낡은 지갑에는 언제나 나와 함께 찍은 사진이 있었다. 초등학교 졸업 무렵의 사진이다. 언젠가 ‘청승맞게 그 사진 그만 가지고 다니세요, 다른 거 드릴게요.’라며 나무랐던 게 후회스러웠다. 아버지의 그런 모습은 고등학교 이후에도 언제나 부담이었다. 결혼 즈음,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아 아버지에게 무심코 내뱉었던 말이 있었다. “가족을 위해 아버지는 얼마나 모아 두셨나요? 저는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너무 초라해요.” 그래도 아버지는 아무 말씀이 없으셨다. 아버지의 낡은 지갑을 찢어버리 듯이 비수를 꽂은 말이었다. 얼굴이 화끈거리며 네 살 은수가 떠올랐다.

    이중섭에 대한 생각은 점점 희미해지고 아버지에 대한 생각으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찬찬히 더듬어 보니 아버지는 철저하게 혼자셨다. 누나와 나는 어머니 편이었고 의논과 의사결정도 어머니 몫이었다. 어쩌면 아버지께서는 가정의 평화를 위해 한 걸음 물러서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 외로움이 술과 친구를 찾게 하지 않으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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